제12회 부산국제무용제 Ak안무가육성공연 “한 걸음 더 변화를 기대하며” - 예술문화비평(2016 여름호)
페이지 정보
본문
제12회 부산국제무용제 Ak안무가육성공연 “한 걸음 더 변화를 기대하며”
2016년 7월10일 동아대학교 장정윤
한국에는 훌륭한 무용수가 많은데 비해 뛰어난 안무자를 손꼽으려면 그다지 많지 않다. 춤추기를 좋아하는 무용가는 많고 춤을 만들 줄 알거나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무용가는 드문 편이다. 국내 무용경연대회도 기능을 위주로 선발하는 경향이 짙고 실기교육하면 우선 기능교육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안무자의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아티스트로서의 무용가를 육성하기 위한 안무가육성 공연이 부산국제무용제 주요 행사로서 6월6일 부산문화회관에서 개최되었다. 작년에 비해 모두가 남성안무자였고 단원 역시 남성이 절대 다수였다.
과시하는 춤 보다는 작품성을 추구한다는 변화된 분위기가 느껴진 공연이었다. 피상적으로는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보이지만 작품 형성을 위한 치밀한 과정을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정직한 작품들이 무대에 올려졌다.
포장된 작품에서 날것의 춤으로 회귀되는 듯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춤판 야무>의 “간 때문이야!”(안무/금배섭)1의 경우 무용의 충동을 소리에서 찾는 보편적인 방식에서 발전하여 전개되는 듯하다가, 지나치게 소리에 의존하는 동작의 발상들이 주체적이며 자발적인 동작의 형성과 구성을 방해하였고 종지부에서는 작품의 마무리가 드러나지 않는 한계를 볼 수 있었다. <노네임 소수>의 “Wave”(안무/최영현)은 움직임의 원초적인 충동이 모티브가 되어 무한히 발전되는 양상을 느꼈다. 명쾌하게 지향점을 보이지는 않아도 작품의 시간적 공간적 구조는 비교적 탄탄하고 치밀하게 계획적이다.
<INSTADIO movement>의 ‘感性-Perfect Sense“(안무/이인규)는 모티프의 구성에서 확실한 작품의 방향을 제시 못하였다.
<부기 컴퍼니>의 “Movement”(안무/김규진)은 춤 그 자체의 역동과 리듬 그리고 상호작용하는 힘과 인간적 느낌들의 교차를 끝없이 창출한다. 춤은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구르고 미끄러지고 달리고 뛰어오르는 등 일상적인 움직임의 역동적 변화로서 극적인 전개를 계속적으로 펼쳐간다.
과거에는 감각을 다루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음에 비해 최근 몇 년 사이에 출품하는 안무자들의 작품방식이 보다 계획적이고 분석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변화된 생각과 창작은 발전의 첫 걸음이라 생각된다. 더욱이 안무자들이 추구하는 바의 진실함과 개성을 한층 더 폭넓게 접할 수 있었다면 그 감동은 오래갈 수 있었을 것 같다.
이 글은 예술문화비평(2016 여름호)에 게재됨.
- 이전글춤웹진7월호 <어느 안무가의 조용한 변신> 20.07.16
- 다음글제4회 부산국제무용제 -장정윤(철학박사 동아대학교무용학과 교수) 20.07.1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