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함의 끝을 보여준 부산국제무용제( 2016-06-08, 국제신문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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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무대에 안맞는 춤 선정 여전
- 4일엔 빗속 야외공연 강행 위험
제12회 부산국제무용제(Busan International Dance Festival·이하 BIDF)가 매년 고질적으로 제기되어온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심각한 운영 미숙까지 드러내며 지난 7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폐막했다.
■체계적인 홍보 부족
BIDF는 지난 3일 오후 6시30분 해운대 해변 특설무대에서 개막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개막 선언과 폭죽 발포 등 화려한 행사 진행과 달리 준비된 좌석 절반이 넘게 비었다. 중장년층이 듬성듬성 자리를 채우거나 행인들이 가던 길을 잠시 멈춰 관람했다. 한 무용계 관계자는 "체계적인 홍보로 무용학과 학생과 춤 애호가만 모았어도 개막식 객석은 가득 채울 수 있다"며 "부산 춤계가 역량을 집약할 수 있는 유일한 행사인데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BIDF 개최에 가장 우호적일 수 있는 지역 무용계조차 외면한 모양새다.
■기획력 한계, 야외에 안 맞는 작품
BIDF는 해운대 모래사장에 바다를 배경으로 무대를 세우고 세계의 다양한 춤을 관람할 수 있어 오로지 부산만 시도할 수 있는 국제 예술축제로 기획됐다. 그러나 해마다 바다, 야외와 어울리지 않는 작품 선정이 수차례 지적돼왔다. 올해도 주최 측의 개선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공연을 관람한 한 시민은 "발레 춘향-결혼식장면 등 야외공연에 어울리는 작품도 있었지만 Le Guetteur의 Oscar 등 적잖은 작품이 추상적이고 매우 섬세해 야외에서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어처구니 없는 빗속 공연 강행
심각한 운영상의 미숙은 지난 4일 공연에서 드러났다. BIDF는 비가 오는 가운데 야외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시 매뉴얼대로 공연 시작 1~1시간 30분 전에 강수량을 보고 야외 공연 여부를 결정했다"며 "강수량이 10㎜ 이하로 적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춤꾼의 안전과 관객 편의를 간과한 졸속 조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지역 춤꾼은 "빗속의 야외무대는 매우 위험하다. 해변 무대는 원래 해무와 습기로 미끄러워 수시로 닦는데 비가 오면 부상과 실수의 위험은 훨씬 높아진다"고 비판했다. 결국 이날 초청 공연 팀 가운데 절반이 공연을 포기했고, 소수 관객만 서서 관람할 뿐 객석은 비었다.
10년 넘게 진행된 축제가 야외 공연에 관한 판단을 "시 매뉴얼에 의존해서 결정했다"고 한 점도 문제다. 춤 예술 전문가가 모였다는 BIDF가 자체 기준에 따라 관객 홍보, 리허설, 참가 단체에 대한 공지 등의 상황에 맞춰 행사 시작 5~6시간 전에 실내냐 실외 공연이냐를 결정해야 한다. 태풍 등 긴급한 상황이 아니므로 예술적 기준으로 판단하면 될 문제를 재난 대응과 안전에 초점을 맞춘 시의 매뉴얼에 의존해 뒤늦게 결정해 결국 출연진과 관객에 피해를 끼쳤을 뿐 아니라 주최 측의 미숙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찾아가는 홍보공연 등은 호평
올해 BIDF은 개막 전부터 김해공항에서 찾아가는 공연을 열고 광복로에서 시민 400여 명 댄싱퍼레이드를 열었다. 이 같은 행사는 시민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AK21국제안무가 경연도 경쟁률이 치열하고 무용계 관심도 높았다. 하지만 경연 때 카메라 셔터 소리가 계속 나와 몰입을 방해한 진행 미숙, 상금 1000만 원의 AK21 경연 권위를 높일 방안 등은 과제로 지적됐다.
김민정 기자 mj@kookje.co.kr
- 4일엔 빗속 야외공연 강행 위험
제12회 부산국제무용제(Busan International Dance Festival·이하 BIDF)가 매년 고질적으로 제기되어온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심각한 운영 미숙까지 드러내며 지난 7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폐막했다.
지난 4일 해운대 해변 특설무대에서 열린 부산국제무용제. |
BIDF는 지난 3일 오후 6시30분 해운대 해변 특설무대에서 개막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개막 선언과 폭죽 발포 등 화려한 행사 진행과 달리 준비된 좌석 절반이 넘게 비었다. 중장년층이 듬성듬성 자리를 채우거나 행인들이 가던 길을 잠시 멈춰 관람했다. 한 무용계 관계자는 "체계적인 홍보로 무용학과 학생과 춤 애호가만 모았어도 개막식 객석은 가득 채울 수 있다"며 "부산 춤계가 역량을 집약할 수 있는 유일한 행사인데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BIDF 개최에 가장 우호적일 수 있는 지역 무용계조차 외면한 모양새다.
■기획력 한계, 야외에 안 맞는 작품
빗속에서 춤꾼들이 맨발로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아찔하다. |
■어처구니 없는 빗속 공연 강행
심각한 운영상의 미숙은 지난 4일 공연에서 드러났다. BIDF는 비가 오는 가운데 야외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시 매뉴얼대로 공연 시작 1~1시간 30분 전에 강수량을 보고 야외 공연 여부를 결정했다"며 "강수량이 10㎜ 이하로 적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춤꾼의 안전과 관객 편의를 간과한 졸속 조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지역 춤꾼은 "빗속의 야외무대는 매우 위험하다. 해변 무대는 원래 해무와 습기로 미끄러워 수시로 닦는데 비가 오면 부상과 실수의 위험은 훨씬 높아진다"고 비판했다. 결국 이날 초청 공연 팀 가운데 절반이 공연을 포기했고, 소수 관객만 서서 관람할 뿐 객석은 비었다.
10년 넘게 진행된 축제가 야외 공연에 관한 판단을 "시 매뉴얼에 의존해서 결정했다"고 한 점도 문제다. 춤 예술 전문가가 모였다는 BIDF가 자체 기준에 따라 관객 홍보, 리허설, 참가 단체에 대한 공지 등의 상황에 맞춰 행사 시작 5~6시간 전에 실내냐 실외 공연이냐를 결정해야 한다. 태풍 등 긴급한 상황이 아니므로 예술적 기준으로 판단하면 될 문제를 재난 대응과 안전에 초점을 맞춘 시의 매뉴얼에 의존해 뒤늦게 결정해 결국 출연진과 관객에 피해를 끼쳤을 뿐 아니라 주최 측의 미숙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찾아가는 홍보공연 등은 호평
올해 BIDF은 개막 전부터 김해공항에서 찾아가는 공연을 열고 광복로에서 시민 400여 명 댄싱퍼레이드를 열었다. 이 같은 행사는 시민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AK21국제안무가 경연도 경쟁률이 치열하고 무용계 관심도 높았다. 하지만 경연 때 카메라 셔터 소리가 계속 나와 몰입을 방해한 진행 미숙, 상금 1000만 원의 AK21 경연 권위를 높일 방안 등은 과제로 지적됐다.
김민정 기자 mj@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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